3배 레버리지 ETF가 위험천만한 이유
3배 레버리지 ETF, 투자냐 투기냐…화려한 수익의 그림자
주식시장에 열기가 뜨거워질 때마다 유독 주목받는 상품이 있다. 바로 ‘3배 레버리지 ETF’다. 대표적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나스닥 100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TQQQ, S&P500을 따라가는 SPXL 등이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KODEX 레버리지처럼 두 배 추종 상품은 물론이고 점차 공격적인 레버리지 ETF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겉보기에 이 상품은 단순하다. 기초지수가 하루에 1% 오르면 이 상품은 3% 상승하고, 반대로 1% 떨어지면 3% 하락한다. 마치 게임처럼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수익률이 세 배가 된다니, 단기간에 큰돈을 벌고 싶은 투자자에게는 강력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단순함 속에는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구조가 숨겨져 있다. 이 상품은 단순히 수익과 손실의 세 배가 아니다. 시장이 횡보하거나 방향성을 잃었을 때, 생각보다 훨씬 큰 손실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초보 투자자들이 이 상품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접근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는 일이 드물지 않다. 최근 몇 년간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증가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수익을 증폭시키는 도구이자, 동시에 손실을 증폭시키는 칼날이 될 수 있는 3배 레버리지 ETF. 그 이면의 구조와 위험 요소들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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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레버리지 ETF 투자는 위험천만하다는 것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 |
본론
수익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는 손실
3배 레버리지 ETF의 매력은 상승장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대표적인 상품인 TQQQ는 나스닥 상승장의 흐름을 타고 단기간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령 지수가 일주일 사이에 5% 올랐다고 가정하면, 이 상품은 이론상 15%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일반 ETF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수익 창출이다.
문제는 방향이 바뀔 때다. 상승장이 조정을 맞거나, 시장이 단기 하락에 접어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수가 -10% 떨어졌을 경우, 3배 레버리지는 -30% 손실로 반응한다. 그런데 이 -30%를 만회하려면 지수가 단순히 10% 오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복리 구조의 특성상 약 +43% 이상의 수익이 있어야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이유는 하락한 자산이 회복되는 데 필요한 상승률이 비대칭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손실이 연속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투자자는 손실 복구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게 되고, 결국에는 마진콜이나 반대매매와 같은 강제적인 청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구조 때문에 3배 레버리지는 장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수와 달라지는 수익률의 비밀, 변동성 드래그
레버리지 ETF의 또 다른 함정은 ‘복리의 함정’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지만, 3배 레버리지 ETF는 단순히 지수의 등락률을 3배로 확대하는 상품이 아니다. 실제로는 ‘하루 단위 수익률’을 기준으로 3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지수가 원위치로 돌아와도 ETF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수가 이틀간 -5% 하락 후 +5% 상승한다고 가정하자. 기초지수는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3배 레버리지 ETF는 첫날 -15%, 둘째 날 +15% 움직이게 된다. 수치상으로 보면, 처음 100이었던 투자금은 85로 줄었다가, 15% 상승해 97.75가 된다. 손실이 복구되지 않는 구조다.
이처럼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구간에서는, 수익이 아니라 손실이 누적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변동성 드래그(volatility drag)'라고 부른다. 특히 장기 투자 시 이 효과는 극대화되며, 실제로 10년 이상의 상승장을 지수가 경험했어도 3배 레버리지 ETF는 그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결과를 보이는 사례도 있다.
이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체험과 실천에서 이 위험성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상승을 기대하며 3배 ETF를 사들였지만, 시장이 조정장이나 박스권에 접어드는 순간 예상치 못한 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 결국 이는 상품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이 부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심리적 압박이 부르는 비합리적 행동
3배 레버리지는 단순한 수익 도구가 아니라, 심리의 확대기 역할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수익이 클수록 욕심도 커지고, 손실이 클수록 공포와 패닉은 심화된다. 특히 하루에 10% 이상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품 특성상, 투자자는 극심한 감정 기복에 시달리게 된다.
예상치 못한 손실이 누적될 경우, 손절을 하지도 못하고 추가 매수를 반복하거나, 반대로 급격한 손절을 통해 더 큰 손실을 확정짓는 일이 발생한다. 단순히 숫자의 손실을 넘어 투자자의 멘탈이 붕괴되는 수준의 심리적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심리적 반응은 경험 많은 투자자도 피해가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손실이 반복되면 사람은 회복 가능성을 의심하게 되고, 투자를 포기하거나 비합리적 매매에 빠지게 된다. 특히 3배 ETF는 장기 보유보다 단기 트레이딩에 적합한 상품이기에, 정교한 타이밍과 리스크 관리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로 돌아온다.
결론
결론적으로 3배 레버리지 ETF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유혹적인 수단이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불리함과 감정적 부담은 상당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상품을 장기 보유용으로 접근하지 말고, 철저히 전략적인 관점에서만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주식 시장은 단순히 숫자의 게임이 아니다. 자신의 심리와 전략을 동시에 관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레버리지는 섣불리 다가설 수 있는 무기가 아니며, 더구나 3배 레버리지는 ‘고수’에게도 낯설고 무거운 칼날이 될 수 있다. 정말 조심해야 한다.
투자란 결국 얼마나 빨리 버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의 싸움이다. 워렌 버핏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런 원칙 아래에서 본다면, 3배 레버리지는 ‘지양해야 할 영역’에 가깝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쉽게 빠져들 수 있지만, 회복은 결코 쉽지 않은 이 상품의 속성. 그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전략 안에서 과감히 제외시키는 것 또한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한 필요성이 있다.